AI로 만든 홈페이지를 닫고 저희를 찾아온 의원이 있습니다. 저희 마케팅 담당자가 전해 준 이야기인데, 병원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뺐어요.
이 의원은 개원하면서 네이버 modoo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쓰고 있었어요. 그러다 modoo가 2025년 6월에 종료된다는 공지가 나오면서 홈페이지 제작을 알아보게 됐고, AI로 만들어 준다는 프리랜서에게 30만 원에 맡겼습니다. 받아 본 결과물은 modoo 때보다 페이지도 많고 훨씬 홈페이지다워서 꽤 마음에 들었다고 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 때 지인이 물어봤다고 합니다. 네이버에 병원 이름을 치면 왜 엉뚱한 병원이 나오냐고요. 프리랜서에게 연락해 봤지만 닿지 않았고, 그사이 진료시간과 비급여 항목이 바뀌었는데도 홈페이지를 고칠 방법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에 의료광고 관련 법 위반으로 연락을 받게 됩니다. 알고 보니 문제가 된 건 AI가 임의로 추가한 내용이었어요. 결국 의원은 홈페이지를 닫았습니다.
AI가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건 이제 흔한 일이고, 저희도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회사 소개와 연락처를 안내하는 사이트라면 AI 도구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접 만들든 누군가에게 맡기든, 공개하기 전에 주소·수정 권한·개인정보·보안·검색·문구 검수를 확인해 두는 게 좋아요.
그 전에, AI로 만든 홈페이지로 충분한 회사인지부터 가늠해 보면 좋아요.
| AI로 만든 홈페이지로 충분한 경우 | 제작사와 상의하는 편이 나은 경우 |
|---|---|
| 회사 소개와 연락처 중심, 페이지 몇 장 | 도구가 지원하지 않는 예약·결제·회원 기능이 필요함 |
| 내용을 고칠 담당 직원이 있음 | 만든 뒤에 관리할 사람이 없음 |
| 문의는 전화나 메일로 받아도 됨 | 폼으로 고객 개인정보를 많이 받음 |
| 검색보다 소개·명함·광고로 손님이 옴 | 검색 수집·색인을 점검하고 고칠 담당자가 없음 |
직접 만들지 맡길지에 대한 이야기는 아임웹으로 직접 만들까, 제작사에 맡길까에서 따로 다뤘어요.
AI 홈페이지 도구는 운영 방식에 따라 나눠 보면 선택하기 쉬워요. Wix처럼 기존 홈페이지 빌더에 AI가 붙은 것은 원하는 걸 말로 설명하면 사이트를 만들어 주고, 만든 사이트는 그 회사 서버에서 돌아갑니다. 반면 Lovable처럼 AI가 프로그램 코드를 써 주는 도구는 코드를 받아서 다른 서버에 올릴 수 있어요. 이 글에서는 앞의 것을 빌더형, 뒤의 것을 코드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1. 주소가 회사 것인지, 나중에 옮길 수 있는지
홈페이지 주소(도메인)는 회사 명의로 등록해 두는 게 안전합니다. 도구가 주는 무료 주소로 공개해 버리면 나중에 도구를 바꿀 때 주소도 같이 바뀌는데, 그러면 명함이나 검색 결과에 남아 있던 옛 주소가 전부 쓸모없어지거든요. 도메인이 무엇인지는 도메인·호스팅·SSL 차이에 정리해 뒀어요.
옮길 수 있는지는 도구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빌더형은 다른 서버로 옮길 수 있는지 서비스별로 확인해야 해요. Wix도 도움말에 사이트가 Wix 서버에서 동작해야 하고 외부 호스팅은 지원하지 않는다고 적어 놨는데, 그래서 옮기려면 글과 사진만 들고 나와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코드형은 옮길 수 있는 편이에요. Lovable은 코드를 내려받아 다른 곳에 올릴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직접 다운로드는 유료 플랜 기능입니다. GitHub 연결은 무료 플랜에서도 지원하므로 코드를 보관하는 경로는 나눠 볼 수 있어요. 다만 외부 서버로 옮길 때는 데이터와 연결 서비스도 함께 옮겨야 해서, 코드만 받아 두는 것으로 이전 준비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2. 만든 뒤에 누가 고치는지
영업시간이나 가격, 담당자 연락처는 공개한 뒤에도 계속 바뀌기 마련이에요. 빌더형은 편집 화면이 있어서 직원이 직접 고칠 수 있지만, 코드형은 별도 편집 화면이 없다면 AI에게 다시 시키거나 개발자가 손을 대야 합니다.
앞의 의원이 진료시간과 비급여 항목을 고치지 못한 것도, 만든 사람과 연락이 끊기면서 고칠 방법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나 업체에 맡길 때는 수정하는 방법과 계정을 납품 때 같이 넘겨받아 두는 게 좋아요. 그리고 AI에게 수정을 시켰다면, 고친 페이지 말고 다른 페이지와 모바일 화면도 한 번씩 열어 보는 편이 안전해요.
3. 문의 폼의 개인정보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문의 폼으로 이름과 연락처를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회사가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셈이에요. 접수된 내용은 도구의 서버나 거기 연결된 외부 서비스 어딘가에 저장되는데, 이게 어디인지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도구 고객센터에 두 가지부터 확인할 수 있어요. 데이터가 어느 나라 서버에 저장되는지, 그리고 접수 내용을 누가 볼 수 있는지요.
서버가 해외에 있다면 개인정보 국외 이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포털은 개인정보를 국외로 제공하거나 처리를 맡기거나 보관하는 것을 국외 이전이라고 설명하면서, 요건을 갖춘 뒤 그 근거를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공개하라고 안내하고 있어요. 회사 혼자 판단하기엔 까다로운 부분이라, 확인이 끝나기 전까지는 폼을 빼고 전화번호와 메일 주소만 적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전화·메일로 받은 개인정보도 보관과 접근 관리가 필요해요.
AI가 개인정보 처리방침까지 써 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수집 항목이나 보관 기간, 위탁 업체가 실제와 맞는지는 회사가 직접 대조해 볼 수밖에 없어요. AI는 우리 회사가 실제로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니까요.
4. 보안 업데이트를 누가 하는지
빌더형은 서버 업데이트를 플랫폼이 맡는 경우가 많아서 직접 관리할 범위가 줄어요. 그래도 관리자 계정과 권한, 추가로 연결한 서비스는 회사가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는 코드형으로 만들어 다른 서버에 올린 경우인데, 호스팅 업체가 맡아 주지 않는 서버·인증서 관리와 외부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누가 할지 정해야 합니다. 웹 보안 기준으로 널리 쓰이는 OWASP도 2025년판 주요 위험 목록에 관리되지 않는 외부 프로그램을 쓰는 것을 올려 놨어요. 이 일을 맡을 직원이나 계약한 업체가 없다면, 관리 범위가 명시된 빌더형부터 검토하는 편이 좋아요.
5. 검색 로봇이 읽을 수 있는지

검색으로 손님이 와야 하는 회사라면 꼭 봐야 하는 항목이에요. 검색에 안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AI로 만든 홈페이지라면 저희는 여기부터 봅니다.
검색 로봇과 AI 로봇 중에는 화면을 그려 보지 않고 서버가 처음 보내 주는 문서만 읽어 가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코드형 도구는 화면을 방문자의 브라우저에서 완성하는 방식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이 경우 처음 보내 주는 문서에는 회사 소개도 전화번호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사람 눈에는 멀쩡한데 검색에는 내용 없는 페이지로 잡힐 수 있는 거죠. 원리는 화면과 원본 HTML의 차이에서 설명했어요.
이 부분은 도구마다 다릅니다. Lovable은 공식 문서에서 2026년 5월 13일 이후에 만든 앱은 완성된 화면을 서버에서 보낸다고 밝혔어요. 그 전에 만든 앱은 구글, 빙, ChatGPT 같은 확인된 로봇에게만 완성된 화면을 준다고 하는데, 문서에 적힌 예시 목록에 네이버는 없어서, 네이버에 어떤 화면이 제공되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어요. 홈페이지에서 오른쪽 클릭으로 "페이지 소스 보기"를 열고 Ctrl+F로 회사 전화번호를 찾아보면 되는데, 검색된다면 원본에 해당 문자열이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코드 안의 데이터에만 있을 수도 있어서, 실제 본문으로 제공되는지와 검색엔진의 색인 여부는 따로 봐야 합니다. 안 나온다면 도구 고객센터에 "검색 로봇에게 완성된 HTML이 제공되나요?"라고 물어보면 되고요. 설정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도구라면, 검색이 중요한 회사에는 맞지 않는 도구라고 봐야 합니다.
6. AI가 써 넣은 문구를 다 읽어 봤는지
AI는 빈칸이 있으면 그럴듯한 말로 채워 넣습니다. 회사가 준 적 없는 경력이나 인증, 효과 설명이 슬쩍 들어가 있기도 해요. 앞의 의원이 법 위반으로 연락받은 문구도 병원이 준 자료에는 없던 내용이었고요.
그래서 납품받은 홈페이지는 공개하기 전에 모든 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은 읽어 봐야 합니다. 화면이 마음에 들면 글까지 읽어 볼 생각을 잘 안 하게 되거든요. 병원처럼 광고 규제를 받는 업종이라면 병원 홈페이지도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받아야 할까요?에 확인할 지점을 정리해 뒀어요.
앞의 의원은 그 뒤 새 홈페이지를 열었고, 검색 결과는 저희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점검에서는 병원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새 홈페이지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5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면 저희가 만든 무료 진단 도구 Wavvy Surf가 있어요. 주소를 넣으면 진단 도구가 받은 HTML의 글자량, 제목 구조, AI 로봇 허용 여부를 항목별로 볼 수 있습니다.



